조금 마음이 편해진걸까. 마음을 비우고 나니 조금 편해지기도 했었다.
좋게 생각해서 좋아진거다. 그래서 인지 몇시간 죽은 듯이 잠이 들었다.
깨어나자 마자 모니터 앞에 앉는다. 좀 지나 울컥해 스크린이 흐려지려는 순간 다행히 정신을 차렸다. 담배를 습관적으로 찾아 두리번 두리번. 남자는 울어서는 안 된다는 그딴건 신경쓰지 않는다. 누구든 울고 싶으면 그냥 울어버리면 된다. 단지 정신을 차려야겠다고 생각했고 그래졌을 뿐이다.
세상에서 자신을 완전하게 잠시나마 분리시킬 수 있을까? 분명한건 자신을 버리면 버릴 수록 세상이 아름답게 보인다는 것이다. 나를 빼고나면, 주변만 보이고 나와 연결짓지 않은 세상은 아름답게 보이게 된다. 어차피 세상은 내 눈에 보이는 세상이다.
세상이 아름답지 않다고 탓하기 보다는 아름답게 바라볼 수 있는 눈과 마음을 가지면 된다. 내가 다른 사람의 세상에서 일부가 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고맙고 감사하게 느껴질 수 있다. 때론, 이런 사실을 잊어버려서가 문제이다. 인간에게 있어 상실은 큰 고통이다. 어쩌면 상실 그 자체로도 충분히 사람을 괴롭힌다. 가까운 상실에 사로잡혀 그 동안 받았던 것에 대한 감사한 마음를 버리고 미움을 키운다. 감사와 미움 사이의 거리가 멀어보이지만 사실은 마음 한칸의 차이이다. 그 한칸을 이미 넘어섰다. 난 이미 감사하고 고마워하게 되었고, 어색하게 나마 웃을 수 있게 되었다. 주먹이 아니라 악수를 청할 수 있는 마음이 되었다. 마음속의 평화는 그렇게 찾아온다.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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