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8월 7일 금요일

감사와 미움 사이

조금 마음이 편해진걸까. 마음을 비우고 나니 조금 편해지기도 했었다.
좋게 생각해서 좋아진거다. 그래서 인지 몇시간 죽은 듯이 잠이 들었다.

깨어나자 마자 모니터 앞에 앉는다. 좀 지나 울컥해 스크린이 흐려지려는 순간 다행히 정신을 차렸다. 담배를 습관적으로 찾아 두리번 두리번. 남자는 울어서는 안 된다는 그딴건 신경쓰지 않는다. 누구든 울고 싶으면 그냥 울어버리면 된다. 단지 정신을 차려야겠다고 생각했고 그래졌을 뿐이다.

세상에서 자신을 완전하게 잠시나마 분리시킬 수 있을까? 분명한건 자신을 버리면 버릴 수록 세상이 아름답게 보인다는 것이다. 나를 빼고나면, 주변만 보이고 나와 연결짓지 않은 세상은 아름답게 보이게 된다. 어차피 세상은 내 눈에 보이는 세상이다.

세상이 아름답지 않다고 탓하기 보다는 아름답게 바라볼 수 있는 눈과 마음을 가지면 된다. 내가 다른 사람의 세상에서 일부가 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고맙고 감사하게 느껴질 수 있다. 때론, 이런 사실을 잊어버려서가 문제이다. 인간에게 있어 상실은 큰 고통이다. 어쩌면 상실 그 자체로도 충분히 사람을 괴롭힌다. 가까운 상실에 사로잡혀 그 동안 받았던 것에 대한 감사한 마음를 버리고 미움을 키운다. 감사와 미움 사이의 거리가 멀어보이지만 사실은 마음 한칸의 차이이다. 그 한칸을 이미 넘어섰다. 난 이미 감사하고 고마워하게 되었고, 어색하게 나마 웃을 수 있게 되었다. 주먹이 아니라 악수를 청할 수 있는 마음이 되었다. 마음속의 평화는 그렇게 찾아온다.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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